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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만필]미완의 명작과 대미의 피리어드

편집/기자: [ 최화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18-10-30 10:41:49 ] 클릭: [ ]

 세계문학사를 보면 이런저런 원인으로 말미암아 미완으로 남은 대작들이 허다하다. 례를 들면 고골리의 《죽은 넋(제2부)》, 미하일 엔데의 《망각의 정원》, 나쓰메 소세키의 《명암》, 조설근의《홍루몽》, 홍명희의《림꺽정》등이 그 한 보기이다. 《죽은 넋》, 《망각의 정원》, 《명암》등이 영원히 미완의 명작으로 독자들한테 아쉬움을 남겼다면《홍루몽》과《림꺽정》은 후세의 문학인이 각고의 노력으로 대미의 피리어드(句号)를 찍어 어느 정도 독자들의 아쉬움을 달래주고 있다.

그중에서 우리 민족 반만년 력사에 문학보물고의 거탑으로 우뚝 솟은 《림꺽정》은 련재 당시는 물론 현재까지도 독자들한테 꾸준히 읽히고 있는 고전중의 고전이다. 1928년부터 1939년에 이르기까지 장장 십여년에 걸쳐 《조선일보》에 련재되였던 이 명작은 일제의 가혹한 출판물검열에 걸려 아쉽게도 결말부분인 《자모산성(하)》에 이르러 미완으로 남게 되였다. 그러던 이 명작이 1986년 그의 친손자이자 조선의 이름난 소설가인 홍석중에 의해 마침내 대미의 피리어드를 찍게 된다. 후세인 고악이 《홍루몽》의 대미를 장식해 원작자 조설근의 이름과 나란히 했다면 이에 비해 홍석중은 ‘원작: 홍명희 윤색: 홍석중’이라고 밝혀 창작보다는 ‘윤색’이라는 이름으로 조부에 대한 경건함을 표시하며 한발 물러선다.

《청석골 대장 림꺽정(금성청년출판사 2017년 재판)》이란 제명으로 주인공인 림꺽정의 장렬한 최후를 형상화한 이 소설은 원작의 봉단편, 피장편, 량반편의 내용은 훌쩍 뛰여넘어〈의형제편〉과 〈화적편〉의 내용만 간추려 윤색했다. 원작의 결말부분의 한 장절인〈자모산성(하)〉에서 미완으로 남긴 부분을 홍석중선생은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서술하고 있다.

관군들한테 사로잡힌 림꺽정의 모사 서림은 포도대장 남치근한테 림꺽정을 사로잡을 꾀를 대준다. 그에 따른 남치근의 불의습격에 곽오주와 길막봉이 엄호에 나서고 림꺽정을 위수로 청석골패들은 포위를 뚫는다. 그번 싸움에서 길막봉은 화살에 맞아 벼랑에 떨어져 숨지고 곽오주는 포로된다. 곽오주도 관군들의 란타에 목숨을 잃는다. 곽오주를 구하기 위해 남치근의 진영을 기습하고 빠져나온 림꺽정과 박유복은 눈속을 헤매다가 산성에 오르는데 거기에서 청석골에 량식을 가지러 갔던 배돌석이 관군들의 포위습격에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겨울을 무사히 나기 위해 림꺽정은 관군들의 주위가 덜 쏠리고 백성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량식을 구할수 있는 구월산으로 자리를 옮기려고 황천왕동이를 파견한다. 꺽정이가 미타해서 박유복한테 주의를 주건만 결국 로밤이가 토벌군들한테 잡히면서 림꺽정의 은신처를 고발한다.

산성을 떠났던 황천왕동이는 산성의 성문을 막 벗어나다가 백성들이 사는 달지골이 그들한테 은신처를 제공하고 있다는 빌미로 불바다에 빠진 것을 알고 되돌아와 림꺽정에게 알린다. 이것이 청석골패를 산성 아래로 꾀여내려는 남치근의 음모인 것을 알지만 림꺽정은 무고한 백성들한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결국 산성을 내려와 관군들과의 일대 격전을 벌린다. 최종 림꺽정은 화살에 맞아 숨지고 리봉학, 박유복이를 비롯한 청석골패들도 장렬한 최후를 마친다…

문학성으로 비교한다면 원작에 비해 많은 부족함을 보이지만 그래도《림꺽정》의 직계후손이 미완성부분에 대해 내용적으로 대미를 장식했다는 점이 단연 돋보인다. 홍명희선생이 후손들한테는 《림꺽정》의 미완성부분에 대해 그가 서술하려고 했던 내용을 토로하였으리라는 판단이 서기 때문이다. 따라서 거기에 기초한 작품이라고 본다면 자연히 원작의 내용에 충실했다는 신빙성을 은연중 가지게도 된다.

물론 우리 조선족문단에도 미완의 력작들이 있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저명한 작가 리원길선생의 3부작 대하소설 《땅의 자식들》이다. 개혁개방 초기 조선족농촌마을의 대변혁을 둘러싸고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이 소설은 1989년과 1992년에 각각 1부(설야)와 2부(춘정)를 펴낸 뒤 종결권인 제3부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분명 여러가지 원인이 있을 것으로 사료되지만 ‘언제면 읽을 수 있을가?’고대하는 문단과 독자들의 목 마른 심정도 어느 정도 알아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신철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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